오래 전에 용기 흰 색일 때, 미스트까지 전부 갖춰서 사용하던 그때에 이 호주 브랜드로 통일해서 쓰다가 갑자기 선크림 제형과 톤이 바뀌면서 문의한 결과 미덥지 않은 답변을 들었다. 이후 바꾼 국내 브랜드가 정말 맘에 들어서 잘 썼는데 문제는 생산 주기가 너무 길었다. 다행히 건강 때문에 화장품 개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과정에서 로션과 크림, 혹은 둘 중 하나에 선크림이 화장의 전부가 되면서 직접 만든 걸로 대체했다.
마침 만들어야하는데 생산이 된 거 같으면 바꾼 브랜드로 사고 아직 안 나왔으면 직접 만들고, 그러다보니 좀 피곤해서 작년인가? 다시 이 호주 브랜드를 찾았다. 성분만큼은 괜찮으니까 그냥 눈 딱 감고 쓰자며. 용기가 검정으로 바뀐 건 상관없었으나, 내용물 면에서 전보다 더 안 맞게 변했다.
로션은 너무 가볍고 크림은 너무 무겁고, 무엇보다 선크림은 색이 어두워서 바르면 원래 피부톤을 노랗게 만들어버리면서 안 바른 목과 따로 논다. 이 정도면 귀찮아도 차라리 만들어 쓰겠다 싶었다. 직접 만든 선크림은 바른 건지 안 바른 건지, 확신이 안 들 만큼 얼굴색과 동일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게 좋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만들었는지 의구심이 생기는데 최소한 원래 피부 톤을 왜곡하진 않는다는 말이다. 구석에 처박아두고 안 쓰다 보니 기한이 지나서 버리다가 아까워서 찰칵 한 번 해주고 바이바이.
편하게 사서 쓰고 싶은데 마땅한 게 점점 더 없다. 과장 홍보, 예컨대 일부 성분 괜찮은 게 전부인 듯 기만하지 않는, 정말로 성분 좋으면서 생산주기도 안정적인 브랜드 어디 없나, 물색하다가 머리 아파서 차라리 만들어버리는 피곤함을 감수하고 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