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박력분과 머스코바도 초저당, 내 베이킹의 기본값이다. 한 자리에서 다 먹어도 부담이 없게끔, 버터도 생략한다. 오늘도 가볍게 스펀지 케이크만 만들 생각이었다.

그러다 라즈베리잼도 만들었다.

추가하는 김에 초코 옷도 입혀야겠다, 재료 배합해서 불에 올린 후 무심코 창밖을 보는데...

근사한 노을, 오랜 만에 느긋하게 감상했다. 초콜릿 소스가 타는 줄도 모르고.

급하게 휘젓다가 분리됐다. 아몬드 가루 뿌려서 수습.

딸기도 올리니 그럭저럭 봐줄 만.



맛에는 지장이 없다. 라즈베리와 초콜릿의 조합 또한 명불허전이다.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된다. 경험의 축적, 혹은 노하우의 발견으로 이어지기도. 관점을 달리하면 문제 자체도 위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해지기도 한다. 문제해결능력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본 문제다, 속편히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세상이 워낙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이니, 철저한 준비보다 유연한 대처가 갈수록 더 중요해지는 걸 아는 것도 지혜다. 노을 보며 여유를 부린 시간도 헛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상, 애써 위로하지 않아도 되게끔 요리할 땐 집중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