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를 쌀 위에 얹어야 하는데 쌀을 부어버렸다. 전에 아팠던 시기에 먹고 바로 누워도 탈이 없게, 그러다 나중엔 진통제 때문에 속이 안 좋아져서, 아무튼 뭐든 죽처럼 만들던 습성이 나와버린 것이다. 지금은 안 그래도 되고 오랜만에 만들었는데도, 습관은 무섭다. 소화는 잘 된다.
배추도 좋지만 무는 버릴 게 없다. 악성종양의 전조였는지 통증이 더 심해져서 속이 남아나질 않았을 때 제일 탈이 없었던 것도 무였다. 몸 괜찮을 때 손질해서 냉동실에 얼려두면 든든했다. 요즘도 마트에서 무를 보면 하나 가져와야 할 것 같고, 배송이면 넉넉히 두 개는 주문해야 할 것 같고, 아무튼 그런 의무감 비슷한 걸 느낀다. 이젠 완치되어 안 그래도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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